삶 & 생각

상실의 시대, 그들은 괜찮아

오하라74 2011. 8. 13. 00:30

아...요즘 참 많은 것을 깨닫는다.

아무리 내가 사고의 틀을 깨고 확장을 한다해도...

그 범위와 한계가 있다는 걸 새삼 느낀 하루다.

 

치열하게 일하고...열정적으로 사랑하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놀라운 집중력으로 맘껏 누렸던 그때...

물론 시련의 아픔도.. 애절함의 서글픔도...

청춘의 희노애락을 낭만과 젊음의 치기로 버티고

난 참 자~알 살았노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비추어 현 젊은 세대들은 암울한 세태에 가려

내가 누렸던 청춘의 열정과 낭만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현실이

내내 눈에 밟히고 안타깝다고만 느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오만한 착각이었다.

내 청춘의 시대와 현재 젊은세대의 시대가 다른데...

그것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민주화의 끝물에서 아침이슬을 부르고 백두산을 노래하며

학원 자율화를 외쳤던 나의 20대 초반의 모습과...

반값 등록금 투쟁을 하며 자신들의 생존권을 외치는

현 대학생들의 모습은 그 목적만 다를 뿐 전혀 다르지 않다.

또한 삐삐와 모뎀 PC통신으로 서로를 연대했 듯

요즘 젊은세대는 트위터와 카카오톡으로 서로를 연대한다.

IMF의 그늘에 가려 취업에 전전긍긍하던 우리때나..

청년실업 200만 시대의 취업전쟁...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시대의 환경 그리고 정서만 살짝 다를 뿐

모든 청춘들은 그들만의 문화와 놀이가 있었다.

또한 모습이 다른 낭만과 사랑 그리고 나름의 열정이 있다.

그것이 내 젊은 청춘의 모습과 다르다고 해서

불행하거나 낭만이 없다거나 열정적이지 않다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나의 편협한 사고의 틀에서 발생한 기우 였던 것.

상실의 시대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난 구세대" 라는 또 다른 표현인 것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난 영락없는 구세대다.

88올림픽 그룹 코리아나의 "핸드 인 핸드" 에

알 수 없는 울컥함에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80년대말 90년대초 김광석의 노래에 가슴 뜨겁게 열광했으며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부르며 향수에 젖는...

여전히 노래방 18번도 죄다 1990년대 노래들이다.

2000년대 이상 노래들이래야 기껏 몇곡.

요즘 노래들은 듣기는 해도 당췌 감동이나 감흥이 없다.

그렇다.. 시대의 정서가 다른 것이다.

 

3포 세대인 지금의 젊은 청춘들도...

그저...행복의 관점만 다를 뿐...

모두는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있고...

나름의 방식으로 낭만과 열정을 발산하고 있다.

 

과거...나의 젊은시절 하지 않았던 고민들을...

현 젊은세대들이 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에 연민을 갖거나 안타까워 하지 말자.

나 역시 젊은시절 그들 못지않게 고민하고 아파했으며

앞으로 10여년 뒤 쯤 그들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을

또 다른 모습으로 하고 있을 것이다.

 

시대의 음울은 어느 시대나 다 똑같이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을 극복하고 견디는 것 역시 그들의 몫인게다.

얼마나 더 열심히..그리고 치열하게 사느냐가 중요할 뿐.

여기서 또 하나의 태클...

굳이 치열하지 않아도 되고... 열심히 살지 않아도 행복하다면

그것 역시 그들의 방식이고 그들의 행복인 것.

 

아...좀 더...세상과 소통하며 

깨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