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 생각

Love & Like 그 미묘한 경계

오하라74 2011. 9. 7. 06:30

 

아주 오래전...

 

나의 의식속에서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구분은

상대와의 육체적 관계가 그 기준이었다.

좋아하지만 육체관계가 그려지지 않는 대상은 like

좋아하기도 하고 육체관계도 그려지는 대상은 love

좀 단순한 기준이었지만 그래도 아주 명명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많은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욕구로서의 육체관계는

사랑과는 전혀 상관이 없음을 깨달았고

그 이 후 난 결코 육체관계를 love와 like의 구분으로

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제 3의 객체로 따로 떼어 생각한다.

 

수 차례의 사랑을 경험한 나에게 있어

사랑한다는 미명하에 행해지는 소리 없는 폭력...

집착, 소유욕, 배신 그리고 개인의 자유의지의 말살 등등...

사랑 그 이면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에 질릴대로 질렸고

어느 순간 그 추악하고 불편한 진실에 맞서

사랑의 의미를 아주 새롭게 정립하게 되었다.

 

그럼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사실... 나도 이 논점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음을 시인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의 생각에 있어서는

모든 것을 내어 맡기고 편하게 기대어 쉴 수 있는 대상<< 러브

자주 만나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 대상 << 라이크

물론 편하게 기대어 쉴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견해에선

라이크도 충분히 가능한 교집합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어 맡긴다는 의미속엔 상당히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러브던 라이크던 서로의 성격과 개성, 취미 등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기반한다.

이런 베이스 내에서 내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대상이 러버인 것.

내 모든 것을 내어 줄 수 있으려면

상대에 대한 존경과 신념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존경과 신념은 오랜 친밀함으로 다져진

희생 없는 끝없는 이해심에서 기인한다.

(희생이 없다는 의미는 그것을 희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그럼 다시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자주 만나서 자주 이야기하다보면 친밀함이 쌓이고

친밀함이 쌓이다 보면 끝없는 이해심이 생기지 않냐고.

전적으로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친밀하다고 해서 끝없는 이해심이 무조건 생기지는 않는다.

이것은 서로의 사상과 이념 그리고 생각과 감정에 있어서

수평적 권력관계도 필요하고 내재한 정서적 소양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중요한 요소들이 하나하나 존중되어지고 서로 합의될 때

비로소 생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관계속에서는 감정의 저울질따위는 무의미하며

상대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 희생이란 의미는 매우 흐려진다.

존경과 신념으로 맺어졌기에 친밀함의 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랑은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형이상학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러브와 라이크가 극명해지는 선이 생기고

그래서 많은 인간 관계속에서도

내가 혼란스럽지 않게 러브와 라이크를 구분하는 것이다.

 

러브던...라이크던...

인간관계 속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결코 일방적일 수 없는 조율적 관계인 것 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