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용기의 차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부드러워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힘이
방어 자세를 버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이기기 위해서는 힘이
져주기 위해서는 용기가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의문을 갖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힘이
전체의 뜻에 따르지 않기 위해서는 용기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서는 힘이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학대를 견디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그것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홀로 서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게 기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힘이
사랑받기 위해서는 용기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힘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 류시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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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용기...
이 두 단어만을 가지고 세상의 다반사를 해석할 수는 없다.
하지만 힘이 필요할 때와 용기가 필요할 때는 분명 존재한다.
스스로 힘이라고 느끼는 것이 때로는 용기였고
용기라고 느꼈던 것이 힘이였다는 것을 깨달을 때도 있다.
그러나 살다보면 힘보다는 용기가 필요한 일들이
훨씬 많이 존재한다는 현실은 부인할 수가 없다.
물론 자신의 용기를 감추는 용기가 필요한 것도.
권력과 힘의 연쇄적 상관 관계 속에서
때때로 내가 권력 앞에 비굴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다.
산다는 것은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니다.
다만 위의 시에서 처럼 살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할 뿐.
이 말은 마치 모순처럼 들린다.
살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또 살기 위해서 용기를 감추어야 할 때도 있다는 것.
말하자면 용기를 감추는 행위 역시 광의의 용기라는 의미다.
이렇듯 세상 속에 나를 들이고 살기 위해서는
용기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감추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누군가에게 나를 기대는 행위는
내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혹은 숨기고 싶은 자신의 과거나 터부시 되는 욕망과 욕구를
가식을 벗어 버리고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하다.
기대는 자체에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기대는 자체에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다.
거절 당하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자존감 상실의 두려움과
상대에게 버려지는 것에 대한 상처를 떠 안을 용기가 없으면
그 누구에게도 기댈 수가 없다.
그저 위태롭고 불안한 모습으로 외롭게 살아갈 수 밖에.
그러나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가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 "人" 이란 한자의 뜻에서 처럼 기대어 살기에 사람이다.
세상속에 숨을 쉬며 존재하는 한...
저돌적 용맹으로서의 힘보다는
두렵지만, 또 어렵고 힘들지만
자신을 들어 내 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함을 기억하자.
아직... 온전한 용기를 갖지 못한 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용기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낀다.
용기를 가질 용기...
에휴...헌데 긴 한숨부터 나오는 것은 왜일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