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 생각

나르시시스트

오하라74 2004. 6. 21. 02:00

 

난 때때로..

내 존재에 대한 연민에 사로잡혀

강박적 집착으로서의 나르시시즘에 자주 빠져든다.

열등하고 무기력한 내 모습을 감추려하고

없어도 있는 듯 위장을 하고

못하는 것도 잘하느냥 날 과대포장하고....

 

물론...사람은 누구나 성장함에 따라

자기의 모습을 방어하기 위한

고도의 기술을 발달시키며 살아간다.

이렇게 볼때 나르시시즘 역시

그런 고도의 기술의 응축된 발현이라 할 수 있지만

난 나에 대한 연민이 좀 지나친 것 같다.

 

이런 나의 자기 과시의 모습은

물속에 비친 자기 환영과 같은 것이기에...

늘 타인의 경탄과 환호가 있어야만 유지될 수 있고...

결국 지금까지의 나의 인간관계는

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선택적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늘 깊어지는 인간관계를 두려워했고

내게 다가서는 이들을 끝없이 의심하며 경계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조심스런 인간관계의 유형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혹한 운명의 모래시계는

나에게 번번히 사랑의 달콤함과 더불어

원하지 않았던 잔인한 인연의 끝을 드리웠고...

이젠...전장의 훈장처럼 가슴속에 쌓여가는

이별의 상처조차 그 아픔의 깊이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여전히 어리석게도...

난... 이별의 고통을 견뎌내기 위해...

서둘러 또 다른 인연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그리고... 그런 나의 모습을 조소하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잠못이룬다...ㅠ.ㅠ

 

하지만....언젠간....

내가 꿈꾸는 온전한 인연으로서의 사랑을 난 믿고싶다.

그리고 그 변치않는 아름다움에

맑은 투명빛 눈물을 마음껏 흘리고 싶다.....

어둠의 외로운 밤을 등지고 고요하고 편하게

그렇게 웃으며 잠들고싶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