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 생각

생각이 많으면 글을 쓸 수 없다?

오하라74 2002. 1. 15. 01:20

 

요즈음 들어 많이 느끼는거지만..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으면 글이 되질 않는다...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이생각 저생각..

자그마한 두뇌속에 꽉꽉 채워진 생각들을 주체할 수 없을때..

나로선 도리가 없다.

모든 잡념을 사그라 트리고

내가 쓰고 있는 글에만 전념하고 몰두해도

좋은 글이 나올까 말까 하건만 온갖 쓸때없는 생각들이 마음을 흐린다.

사실 대부분의 사고는 삶에 대한 원초적 질문에서 시작된다..

과연 내가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며

현재 나의 선택이 제대로 된것인가란

정답 없는 질문들..또 현실속에서 느끼는 영혼의 외로움...

영혼의 허전함은 그 어떤것으로도 매꿀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늘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부질없는 온갖 상념들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대중성있는 글을 써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그속에 빠져들기를 거부하고...

그렇다고 해서 월등하게 그 한계를 뛰어넘어

거장들의 위대함을 따라가자니 내 성숙의 한계에 봉착하고...

아무래도 난 아직 글을 쓸때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 느끼는 현실의 비애..또 비합리적 세상의 부조리..

이 모든 이치를 다 소화해 내고 이를 한단계 이상 승화시켜

글로서 토해내야 하건만 아직 세상을 덜 살아서 인지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선다..

눈물이 많은 자의 어쩔수 없는 업보인것 같다.

대중을 겨냥한 스토리 위주의 글들을 추구하다가도

문득문득 인간의 따뜻한 정이 그리워 진다.

그리고 가슴팍 스미는 뜨거운 눈물도...그래서 글이 안된다.
재미를 위해 쓰여진 글에 감동을 주기위해 만들어진 픽션들은

결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비유하자면 온갖 조미료를 넣어 맛을 낸 음식은

천연의 재료들을 넣어 맛을 낸 음식과 비교할 수 없듯이...

하긴 요즈음 사람들은 조미료 음식에 길들여져

그 천연의 맛을 조금씩 잃어버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어떤 맛이 진짜라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떤 것이든 자신이 맛있다고 느끼면 그만이지..

쩝..점점.. 난 이런 사고를 하며 세상에 대한 체념이 쌓이면서

영혼을 병들게 하고 있다..슬프다...
난 무엇으로 존재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