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염세주의...
인간은 웃어줄만한 확실한 이유가 없으면
좀처럼 웃어주지 않는 법이다.
나 역시...예외는 아니다.
철학적 염세주의자 였던 샹포르는 이렇게 말했다.
"도적적이고 고결한 태도로
합리성과 진실한 마음을 갖추고
관습이나 허영이나 격식같은 상류사회의 소도구 없이
우리를 대하는 사람들만 만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그 댓가로 우리는 결국 혼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후후.. 쇼펜하우거가 말했던 <지적 염세주의> 역시...
"학교 선생님들이 그들을 둘러싼 아이들의
거칠고 시끄러운 놀이에 별로 끼고 싶어 하지 않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게 된다."
어쩌면 나 역시도 저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너희들의 유치한 세상에 별로 끼고 싶지 않아...
난 너희들에게 왕따 당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들을 왕따 시키는 거야..." 라고 외치며..
그 흔한 스마트폰 하나 사지않고
누구나 다 한다는 카톡이나 페이스북 따윈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친구를 사귀고 싶은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소통 가능성이 있는 친구를 만나기가 어려울 뿐이지.
그런 까닭에...
난 가끔 다양한 예술과 여행을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며 삶의 비평을 하기도 한다.
사회현상의 비평... 정치,경제의 비평... 문화의 비평까지...
예술 속에는 당대의 시대 정신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좋아하고 철학을 좋아하는 것은
어쩌면 예술과 여행을
온전히 내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베이직을 쌓기 위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에게 기다하는 바가 점점 사라지고...
"너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이구나.."를
깨달았을 때의 실망감도...이제 제법 익숙해 졌다.
내려놓음과 무소유에 대한 나직한 실천인게다.
아직은...
인간과 소통하는 것보다
책이나 여행, 그리고 예술과 소통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큰 만족감을 주고 있지만...
이것 역시... 함께하는 동지가 있을때
더 행복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나의 예술적 영혼을 불어넣는 뮤즈를 들먹이는 것은
시대정신의 소통을 희망하는 나의 작은 바램이지만...
그 역시도 가끔은 회의스러울때가 있다.
그런 뮤즈 역시도 인간이고...
모든 인간이 다 내 맘 같지는 않기에...
내 위시(wish)가 다른 사람의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위시가 나에겐 보잘 것 없을 수도 있는 세상...
어차피 세상은 모든 면에서 공평하지 않다.
교육의 평등을 주장하고...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는
서구 선진국에서 조차도 보이지 않는 계급은 존재하고...
계급 안에서 사람들은 지위(status)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에서 벗어나는 길은...
보편타당을 토대로 확고한 논리에 기초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느끼는 길 뿐이다.
난 과연...
얼마 만큼의 자기만족과 내 가치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