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백년을 살아 숨쉬며 시대를 초월한 많은 예술적
작품들이 그 끈끈한 감동을 잃지 않고 현재를 사는
소시민들의 가슴속에서 잔잔히 그 명맥을 유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감히 삶의 고통이 아닐까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을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그리고 죽음이라는 깜깜한 절벽도 맞이해야 하는 것은
세상을 사는 우리 모두의 삶의 한 과정이다. 하지만 삶의 고통을 모른다면
삶의 행복도 그 어떤 아름다움도 느낄 수 없으리라...
그래서 인지 불후의 명작들은 대부분 슬픔의 정서를 내재하고 있다.
삶의 저 밑바닥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아픔의 상처를
삶의 표면으로 끄집어 내어 글이나 음악 그림등으로 형상화한 수많은 예술가들...
난 그들을 존경한다.
그들의 작품 하나하나에 베어있는 형용할 수 없이 아릿한 예술혼들을 느끼며
내 인생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실의와 비탄이 가슴속 마디마디에 엉겨붙어
지극히 낮은 곳에서 방황할 때 난 그들의 예술혼을 부여안고
가늘디 가는 삶의 끈을 다시금 잡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난 그들과 같은 외롭고 고독한 삶에 편승하고
싶지는 않다. 세기와 세기를 뛰어넘어
그 위대한 업적을 인정받는 예술가들 중 상당수가
그 당대에는 정신병자나 고집쟁이 늙은이로 치부 당했었기에...
그래서 그들은 현실과 괴리되 그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끝없는 투쟁을 해야 했었고 급기야는
아주 비참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해야만 했던 것이다.
어쩌면 진정한 예술은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선 찾을 수 없기에 시대를 거스르는
용기가 필요 했는지도...
지독한 외로움에 가슴이 심하게 썩어가는 고통속에서도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킨 탁월한 예술가들이 있었으므로
난 오늘도 그들의 예술혼을 내 사랑하는 인생속에
하나씩 드리우고 있는 것이리라...
감사한다. 또한 내가 그렇게 할 수 없음에 대한 인간의
초라함을 한숨으로 대신 하지만 난 적어도 그들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깨어있는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깨어있는 인생을 살것이다.
나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과 시대의 공허함을 글로써
토해 내면서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