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 모두는 다 섬이다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세상 사람들 모두는 다 섬이라고...
굳이 사회적동물임을 강조하며
스스로를 고립시킬 필요는 없다고..."
살아오면서...
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내 생각과 의지에 반하는 사회적 현상과 부조리들을 향한
가감없는 독설과 거침없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 주변 사람들이
각자의 삶에 대한 "표준"이란 것에 길들여지고...
그 표준에서 벗어난 나의 이상적 생각과 행동들은
그들의 경계의 울타리가 되어버렸다.
내 삶에 가장 큰 무기에 의해
난 스스로 그들에게서 이방인이 되버리고 만것이다.
사람들은 하나하나 다 각자의 섬을 지키며
그 안에 자신의 행복과 안녕을 유지하려는
이상적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결코 그 파라다이스는 자신이 그리고 꿈꾸던 이상향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그려놓은 똑같은 색칠공부의 틀안에
단지 몇몇개의 색깔만 바꾸어 칠하는 것이 고작인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으리라...
하지만 결코 그것을 바꾸려하거나
그것에서 벗어나려 하지않는 것은
아마도...
그것을 벗어났을때 자신이 격어야할
차가운 주변사람들의 시선과
또 다른 정의되지 않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테지...
어쩌면...
영화 "매트릭스" 속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이라고 각인되어지고 기억되어진
행복 매커니즘을 향한 맹목적적 복종회로 때문일지도...
하지만 내가 그 표준을 강하게 거부하면 할수록
내 스스로 내 발목을 잡아끄는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건
그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색칠공부의 선을따라 색을 칠하지 못하는 자의
견딜 수 없는 자기파괴 내지는 변혁의 과정에서
때때로 나도 모르게 그 선을 따라 색칠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을때의 충격 때문이랄까...
지금까지 나의 자존감의 산물이였던...
내가 꿈꾸던 나의 이상들을 송두리채 바꾸고
모든 사람들이 따라걷는 노란선을 향해
나 역시 걸어가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불안감...
절벽의 끝에서 칠흑같이 어두운 낭떨어지를 바라보며
비록 내가 이곳에서 떨어져
차가운 돌바닥에 산산히 부서져 내동댕이 쳐 지더라도
결코 그것이 끝이 아님을...
그것이 또 다른 세상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자부하며
두려움 없이 살아왔던 내 서른 다섯해의 가치관들이
하나 둘 흔들린다는 것이...
사실 나에겐 너무나도 벅차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런 혼란과 혼돈을 견디고 그것을 넘어 섰을때...
비로서 세상과 나에게서 진정 자유로워 질 수 있음을...
내가 꿈꾸는 이상과 행복의 형이상학적 가치를
조금의 흔들림 없이 세상에 토해낼 수 있음을...
조금만 더 강해졌야겠다.
부러지지 않는 유연함도 갖아야겠다.
이제 세상의 소리에 조용히 눈감고 경청할 수 있는
불혹의 나이를 준비해야겠다.
아직...
세상속에서 감성의 동지를 만나기엔 때가 이른듯 하다.
한 십년쯤 뒤에는 그것이 가능할런지....
희망의 미래에 대한 마음하나 흘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