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속 끝까지 나를 괴롭히던 별스런 상념들로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했던 것이
바로 엇그제인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나 분명하고 깨끗한 머릿속 때문에
허무의 무력함으로 아무것도 할 수 가 없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란 말이 정말 맞는것 같다.
순간의 참을 수 없는 고통스러움속에선
그 질곡의 끝을 너무나 간절하게 바라지만
막상 그 순간을 견디고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삶을 피패하게 만들었던 그 칠흙의 상념들을 잃어버린다.
나도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인가 보다...
어렴풋 동트는 새벽....
그리움 저편에 아무렇지 않게 서 있을...
내 삶 속 흐린날의 비창속에 사라진 그들이
암울한 잔상으로 차갑게 나를 휘감는 사이...
고도를 기다리는 자의 시간은 그렇게 덧없이 흐르고...
서서히 뒤안길을 준비하던 새벽은
수줍은 아침을 천천히 세상에 드리지만
돌아갈 추억이 서러운 이에겐
멀어져 사라지는 새벽이 야속하기만 하다....
난 어렴풋이... 사랑의 간악함을 알고있다..
그 달콤함의 유혹속에 눈멀고 귀먹고 벙어리가 되고...
결국 남는것은 산산히 부서진 기억의 파편뿐임에도...
그것들을 떠올리며 감정의 유산을 뒤적이는 내 모습속에서
사랑의 간악함에 유린된 나약한 자의 세상을 본다.
아.... 이 측은함을 무엇으로 대신하리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 생이기에
지금까지 반복해온 많은 실수들을
그저... 불완전한 인간의 철없는 방황이라 생각하고
대소롭지않게 치부했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그런 실수들을 용납하기가 힘들어 진다.
내가 성숙이란 이름으로 하나 둘 깨어가고 있음이다..
세상을 가슴으로 살기엔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고
세상을 머리로 살기엔
차가운 사람들의 필연적 이성에 상처받을 내가 가엾다.
그럼에도... 그들의 필연적 이성에 적당히 타협하고
잘 짜여진 각본속에 주인공처럼
빈틈없는 삶의 견고함을 뽑내며 위선의 미소로
다른 이들의 삶의 모습을 답습하며
내안에 이기의 벽을 높게 쌓아야만 하는 세상...
어쩌면.. 난... 세상에 존재하기 버거운 인간일지도...
깨어있는 감성의 숨결을 느끼고 싶고
인간다운 인간의 향기를 가슴 뜨겁게 그리워하는
덜 떨어진 자의 고단한 새벽은 또 이렇게 흘러만 간다..
(덜 떨어진 자.....베를린천사의 시....
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서 완전하게 떨어지지 못해
인간이 될수 없는 비극적 운명의 천사...)
아.... 내가 기대쉴 언덕은 어디메 있을까..
언덕 위 들꽃되어 푸른하늘 지붕삼아
새 세상 살고픈 이의 마지막 소망...
아...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모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부디 내가 되기를 간절하게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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