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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o is i

탱고...그 욕망의 함정 그리고 깨달음

by 오하라74 2012. 4. 4.

 

근 한달...

주 4~5빠를 달리며 탱고에 흠뻑 빠져 있었다.

하루하루 탱고를 출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웠다.

하지만 과유불급...  너무 과한 것은 아니한만 못한 법!!

이 단순한 진리를 잠시 망각하고 너무 몰입하고 있었던 것 같다.

뭐.. 그렇다고 그것이 잘 못됐다고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탱고로 인해 즐겁고 행복했던 것은 실존이었고

분명 내가 느꼈던 진정한 감정이었기 때문에.

 

단지... 내가 탱고에 몰입했던 지난 한달간을 과유불급이라 말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 빨리 진화해버린 내 탱고에 대한 욕망 때문이다.

내려놓자고... 내려놓아야한다고...그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각인시켰건만...

성질 급한 나의 본능은 꿈틀거리는 욕망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했다.

 

여자들끼리 모였을때 우스겟 소리로...

뭔가 희망하고 갈망하던 작은 소원을 이뤘을때 소위 "계탓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것은 탱고를 추면서도 친한 땅게라들끼리 통용되는 일종의 비속어인데

평소 추고 싶었던 땅게로들과 한껏 느낌있는 탱고를 원없이 추었을 때

" 오늘 완전~~ 계탓어 " 라고 말한다. ㅋㅋㅋㅋ

 

지난 주 금요일....

나에게 있어서 바로 그런날이었다. 헌데 문제는 그때 부터였다.

필도 충만했었고~ 기분도 만땅 업되었었지만...

그 뒤에 몰려오는 허무를 감당해내지 못했던 것.

원래 극과 극은 가까운 법이다.

극을 경험하지 못했을때는 늘 그 끝을 향해 부단히 노력하고 다가서려 하지만

막상 그 끝을 경험한 후에는 천천히 내리막을 걷는 것이 아니라

마치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는 것처럼

한 없이 그 바닥을 향해 가속도를 더해 밑도 끝도 없이 떨어져 버린다.

 

뭐 그렇다고 내가 지금 그 극과 끝을 경험했다고는 말 할 수 없다.

그저... 내가 지향하던 탱고에 대해 살짝 맛을 봤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맛을 처음 느낀 나로서는...

그것을 잠시 경험했다는 것 만으로는 도저히 성이 차지 않았다.

마치 환상적인 마블링을 가진 꽃등심 한점을 입에 넣고

사르르 녹는 그 고기맛에 한껏 매료되었지만 이미 접시는 비었고...

더 먹고 싶은 욕망은 내내 아쉬움으로 나를 붙들고... 또 배도 여전히 고픈...ㅠㅠ;;;;

 

그것에 대해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조금씩 허무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탱고는 피겨이다.

내가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리얼탱고를 추고 싶어도

나 혼자서는 도저히 출 수도 경험할 수도 없다.

그래서 8개월 전 탱고를 다시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것이 바로 이 욕망에 대한 내려놓음 이었는데...

댄장...ㅠㅠ;;;; 이 욕망의 고삐가 풀려버렸다.

 

욕망에 사로잡혀서는 도저히 탱고를 즐길수도 또 행복할 수도 없다.

작은 설렘...작은 떨림.. 작은 느낌 그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것에 만족하는 평온한 탱고를 춰야하는데

만족의 수준이 갑자기 높아지면 결코 그 작은 기쁨들을 느낄 수 없음은 물론....

이룰 수 없는 욕망은 그 자체가 고통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일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흐느적거리는 무력함 만이 더더욱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었다.

3월 한달간 참으로 즐겁고 행복했는데 너무 빨리 풀려버린 내 탱고에 대한 욕망...

이것을 다시 제자리로 돌리려면 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걸 안다.

그래서 화가나고 좀 많이 속상하다. 또한 허탈함 마저 든다.

 

이렇게 속상해 있는 나에게 친한 땅게라들이 말했다.

 

" 뭐...계는 맨날 타는게 아니자나. 계를 타려면 꾸준히 곗돈을 부어야지."

 

장난처럼 농담처럼 웃으면서 했던 말이었지만...

나에게 중요한 깨달음이 있었다.

그래... 내가 계를 탈 수 있었던 것도

그간 꾸준히 밀롱가를 즐기며 나를 단련한 까닭이었고...

그런 나의 노력들이 큰 기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돕고 있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춤과 음악에도 그 느낌의 극적 전달을 위해 퀵...퀵... 슬로우...가 있다.

내가 지금까지 잠시 퀵퀵을 실천했다면

이제 슬로우를 실천하며 천천히 곗돈을 다시 부어야할 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탱고를 대해야 겠다. (짝사랑...이거 힘들다...ㅎㅎㅎㅎ)

주중 밀롱가 횟수도 좀 줄이고 팽개쳐 두었던 일상도 좀 되돌아보고...

그래도 곗돈 붙는 것은 미루지 말고 꾸준히 더 노력해야겠다.ㅋㅋㅋㅋㅋ

뭐.. 그렇게 하다보면 다시 퀵퀵하고 싶은 날들이 오겠지...ㅎㅎㅎ

 

PS. 신포도 기제...^^;;

에허... 탱고... 한국에서 아무리 잘 춘다고 해봐야 오십보 백보요...

몇십년씩 춘 아르헨티나 마에스트로 앞에선 마냥 유치원생처럼 보일터인데...

욕심 부려봐야...또 욕망해봐야... 우물안 개구리~!!

그냥 편안하게 내려놓고~~~ 슬로우~~~ 슬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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