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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생각

여자에게 있어 요리란?

by 오하라74 2012. 9. 7.

 

 

 

대학시절... 흘려듣던 옛말에 이런 말이 있었다.

 

"여자가 예쁘면 3년이 행복하고...

 여자가 건강하면 30년이 행복하고...

 여자가 지혜로우면 3대가 행복하다...." 라는.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자화자찬, 안하무인, 기고만장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난...

늘 나와 함께 사는 사람은 3대 33년이 행복하겠네~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풉~ 헛웃음이 나는 기억이다.

어디서 튀어나온 근자감이었을까....^^;;;

 

옛기억을 뒤로 하고...

오늘 내가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테마는 바로 요리이다.

여자의 외모나 건강, 지혜로 만들어지는 행복도 행복이지만

여자의 손끝에서 만들어내는 행복 레시피...

인류학적, 또 현상학적 분석과 추론을 즐기는 요즘....

여자에게 있어 왜 요리가 중요하고

또 행복의 원천이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물론 세월이 지나고 사회 문화가 변해...

주방이 더이상 여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닌 시대가 되었지만

예전에는 부엌이나 주방은 여자들만의 유일한 독립공간 이었다.

때문에 권력과 경제활동에서 배제된 과거 여자들이

자신의 의지대로 누군가의 간섭이나 지배없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창조해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요리였던 것.

 

여자들도 주방에서 요리를 할때 만큼은

전장에서 혹은 사냥터에서 칼을 휘두르는 남자들 처럼

수 많은 식재료들을 자신의 통제와 칼날 아래 두는 지배자가 된다.

재료들을 어떤 식으로 배합하고 조리하느냐에 따라

각양각색의 다양한 맛이 창조되고

그것은 전적으로 요리를 진행하는 여자의 깜량에 의해 결정된다.

말하자면 최고 의사결정론자...권력의 우두머리가 되는 샘.

 

기 제작된 요리와 관련된 영화나 연극을 살펴보더라도

여자들의 자아실현이나 자기발견의 도구로

요리라는 소재가 많이 활용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바베트의 만찬... 301.302...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달팽이 식당, 줄리 & 줄리아...등등..)

물론 표면적으로 들어나는 핵심 주제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만큼 요리가 여자들에게 의미하고 상징하는 바는 크다.

 

이를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가 인류학적으로 분석하다보면...

식욕 = 성욕 으로 이어지는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확대되는데

맛있는 요리를 통해 만족함과 포만감을 느끼는 남성에게

미각적 후각적 행복을 선물하고 그것을 통해

사랑받고 관심받고 싶어하는 여자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많은 동종 경쟁자들 속에서 간택되어지길 바라는...

 

물리적(physical)인 관점에서 살짝 오버센스하자면

스킨쉽에 대해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은

자신들의 원하는 스킨쉽에 대한 욕망을

그 누구에게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다.

(물론 이 사회의 문화와 보수적 관습이 그렇게 만든 것이지만)

때문에 손으로 만지고 느끼고 싶은 감각으로서의 욕망을

식재료들을 통해 그 촉각적 쾌락을 대리만족하는 것은 아닐까.

또한 재료들을 칼로 베고 썰고 하는 조리의 과정에서

잠시...남녀간 권력의 역전현상도 경험할 수 있다.

(19 금 이 부분은 그냥 상상에 맡김..^^;;;;ㅋㅋ)

 

마지막으로 한가지...

좀 더 오버센스 하자면...이시대 남자 쉐프들이 더 두각을 나타내고

많은 유명호텔의 수석 쉐프가 남자인것을 감안하여 보자면

주방...즉 여자들의 독립권력이 존재했던 그 곳 마저

여자들에게 온전히 허락하고 싶지 않은

남자들의 우월적 지배욕구에서 기인된 사회 현상은 아닐런지...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외식사업의 발달로 인해...

주방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가

곧 권력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 대한 경계로서...

여성들을 향한 남자들의 제빠른 선빵이랄까...ㅋㅋㅋ

(전제에서 밝혔듯이...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 추론..^^;)

 

많은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요리를 정성껏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또 요리를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따라 행복해 진다는 것을.

나 역시도... 이 때문에 요리를 하며 또 요리를 즐긴다.

맛있는 음식이나 요리를 할때마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인 것 같다.

 

인간이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은 본능이다.

그 욕망의 실천에 있어 요리는 중요한 수단인 것이고...

하지만 작금의 시대가 맞벌이를 요구하고

그로인해 많은 외식문화가 여성들의 주방을 대신하지만...

이 때문에 여자들이 누릴 수 있는 소중한 행복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은 안타깝다.

 

온 마음이 손끝에서 전해져 정성으로 완성되는 요리...

난 오늘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리를 꿈꾼다.

그리고 그 꿈을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한다.

비록 대장금과 같은 최고의 요리사는 아닐찌라도...

아끼는 이들의 행복한 요리사가 되고싶은 욕망을 가슴에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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