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아파보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다른 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
삶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 하나하나에 대한 경험과 상처에서 배운 교훈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깨달은 사람들 이라면...
측은지심이란 마음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단적인 예로...
슬픈 노래를 들으면 어느덧 그 노래 속 주인공이 되고...
그 상처와 아픔이 고스란히 내 안에 드리워져...
나도 모르게 눈물 흘리고 같이 아파하게 되는 마음...
그게 바로 측은지심이자 동병상련의 감정인 것.
내가 생각해 보건데...
이 측은지심이야 말로 모든 예민한 감성의 시작인 것 같다.
많은 예술 작품속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감성들...
그 감성의 한꼭지 한꼭지 마다...
진한 인간의 향기를 느끼고 그것에 동화되어
삶에 대한 해석으로서의 희노애락과 마주하게 되는데
그것을 진정 내안의 것들과 함께 녹아들게 하는 것이
바로 감수성인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감수성이란...
세상의 모든 아파하고 상처입은 것들을
감싸고 싶고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인간의 내면에 깔린 정서적 소양의 토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바쁜 도시인들에겐...
이 정서적 소양으로서의 감수성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공감하고 함께 느낄 수 있는
소통으로서의 감성을 찾아보기 힘들뿐더러...
그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이만저만 힘든 것이 아니다.
물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할 순 없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경험해 왔던 삶의 모습이 다르며...
그것에서 배우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회가 결코 내가 아닌 다른 이들까지 보듬기엔...
너무나 치열하고...팍팍하며 까칠하다.
혼자 서있기 조차 버거운 그들에게 타인에 대한
측은지심과 이타심을 갖으라고 쉽게 말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세상에서도...
마음 따뜻하고 감수성 예민한 여린 이들은 분명 존재하고...
그들의 감수성과 측은지심이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착한 사람" 이 유독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천성적으로 이타심과 배려심이 몸에 베인...
비록 이기적인 이들에겐 멍청한 바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난 오늘도 나의 여린 감성과 예민한 오감을 통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느끼고 또 생각하며 그것을 글로 옮긴다.
가끔은 아름답게... 또 가끔은 안타깝게...
내가 깨어있음에 대한 확인을 하고 있음이다.
가을은 인생으로 비유하자면 생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고즈넉한 뒤안길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한껏 싱그럽게 빛났던 만물이 차츰 그 색을 잃고...
하나 둘... 땅바닥으로 떨어져 흙으로 사라지는...
그래서 인지 가을은... 감수성 예민한 마음 여린 여인네에겐
조금은 버거운 계절이자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때이다.
감수성도 좋고...측은지심도 좋지만....
올해는 좀 덜 힘들게 가을앓이를 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라면 소망이다.
아프지 않게... 되도록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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